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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서 없이 쓰는 글 #2

부제: 서른 코 앞 흔한 개발자의 발자취

이 글은 '개발자 커리어' 와 관련된 주제로 출판사에 투고되었던 칼럼입니다. 출판사와 논의 결과 출판 예정인 도서와 컨셉이 맞지 않아 실리지 않았고, 대신 개인 블로그에 공개하는 글입니다..

해당 특정 출판사를 유추할 만한 내용은 블라인드 처리했습니다만 내용을 읽는데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2019/03/18 - [내맘대로/끄적끄적] - 흔한 개발자가 두서 없이 쓰는 글 #1

 대학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컴퓨터 공학' 전공으로 진학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살던 당시는 지금보다 훨씬 더 정보가 없었고, 살던 곳마저 지방이었기에 대학교 진학을 위한 대단한 전략을 세우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엉망진창인 고3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공부한답시고 취침 가능한 독서실에서 맨날 늦게까지 공부한답시고 앉아 있다가 정작 다음 날 피곤하다고 학교에서 엎드려 잤습니다. 그래도 운이 좋았는지 당시 막 시행되고 있던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서울·경기권 대학교의 컴퓨터 공학 전공을 수능도 치기 전에 합격해버립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어릴 때부터 꾸준히 관련된 활동들 (대회, 자격증 등)이 좋게 보였나 봅니다.

 대학교 합격통지서를 확인하던 그날의 느낌과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2009년이었는데 당시 신종플루가 크게 유행했고, 저 역시 신종플루에 감염되어 누워 골골대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합격발표가 나고 그때 만큼은 아픈 줄도 모르고 신이 났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시골 촌놈이었던 제가 상경해서 잘해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에 휩싸였고 때마침, 컴퓨터 공학 신입생들을 노린 코딩 부트캠프의 마케팅이 저에게 도달하고 맙니다. 그리고 10대의 마지막 겨울방학이 오기도 전에 부모님을 졸라 결국 종로구에 있는 한 코딩 부트캠프 학원에 1년 선납 등록을 해버리고 맙니다.

한 때 컴공 신입생들에게 유행하던 '그 짤'. 요즘은 모르겠다. (해당 본문과 짤 내 부트캠프와는 아무 연관이 없습니다.)

이 책 '@@@ @@' 본문에도 나와 있듯이 확고한 결심과 계획이 없는 부트캠프 등록이었기에 결과적으로 저는 이수에 실패했었습니다. 어찌 보면 20살 시작부터 제대로 된 인생 경험했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부트 캠프 시작하던 순간에는 확고한 결심이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10대를 막 벗어난 성인이 되었으니 놀고 싶지, 대학교와 부트 캠프는 거리도 멀지 (저 같은 촌놈에게 이동 거리가 30분 이상 걸린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고통이었습니다.) 결국 1년짜리 부트캠프 코스를 4개월 만에 전체 과정의 10% 수강하고 50% 금액만을 환불하게 됩니다.

 그 뒤로 군대에 가기 전까지는 막 20살 성인 된 느낌에 취해 그냥 흔한 대학교 1학년처럼 살았습니다. 친구들과 음주를 즐기고, MT 가고, 밴드 동아리에 심취하고, 수업을 빠지는 건 다반사로 지냈습니다. 그나마 고등학생 때 익힌 C 언어와 정보처리기능사의 기억이 남아있어 신입생의 C 언어 과목과 컴퓨터 과학 개론이 그럭저럭 학점이 나와 학사경고는 겨우 면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놀지도 못한 것 같은데 1년은 금방 지나가 버리고 입대라는 20대의 큰 문제와 직면하게 됩니다.

20대 전체 기간 중 가장 치열하게 공부했던 그 자격증.

 그냥 군대를 아무런 의미 없이 그냥 빨리 다녀오기는 싫었던 것인지, 조금이라도 더 꿀빨려고 그랬던 것인지 지금은 기억이 희미합니다. 당시는 '정보보안전문가'가 언제나 유망 직종 순위 안에 들었던 시기였고, 저 역시 졸업 후 정보보안전문가를 목표로 삼았기에 군대도 관련 병과인 '정보보호병' 을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정보가 많지 않았고 해당 병과로 다녀온 선배도 없었기에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으나 입학 전 잠시 스쳐 지나갔던 부트캠프에서 시스코 네트워킹 관련 자격증인 CCNA를 취득하면 높은 확률로 정보보호병에 합격할 수 있다는 정보가 떠올랐습니다. 

 결국 2학년 1학기를 휴학하고 몇 개월간 고시원에 박혀서 CCNA를 취득하기 위해 공부를 시작합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CCNA 자격증 취득은 825점 합격점에 700점 후반대로 떨어지고 결과를 받고는 바로 현역 입대를 신청했습니다. 지금은 잘 모르겠으나 그때는 CCNA와 같은 자격증 기출 문제의 덤프를 달달 외우면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덤프를 보지 않았고 시스코사에서 출판되는 CCNA ICND 공식 교재로 몇 달간 미친 듯이 공부했습니다. 비록 자격증은 취득하지 못했고, 그 때문에 목표했던 병과도 지원할 수 없었지만 그 때 올바르게 공부했던 인프라와 네트워킹 지식은 놀랍게도 사회에 나와 개발자 생활을 이어나가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CCNA 자격증은 취득하지 못했지만 떨어진 것에 대한 후회는 없습니다.

네트워크 운용 및 정비병. 후반기 교육 끝날 때만 해도 이런거 할 줄 알았는데..

 21살의 7월의 여름 결국 저는 육군 현역병으로 입대하게 됩니다. 물론 '네트워크 운용 및 정비' 이라는 통신병과로 입대를 했고, CCNA 지식을 토대로 후반기 특기 교육에서도 전체 수석으로 수료하고 포상휴가를 받아 자대 배치를 받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자대에서는 전공과는 전혀 상관없는 행정병 업무를 21개월간 수행하다가 전역하게 됩니다. 21개월의 군 생활 동안 소득이 전혀 없지는 않았습니다. 전역 후 바로 복학보다는 어느 정도 돈을 모으고 싶었기 때문에 연등을 통한 추가적인 공부를 통해 정보처리산업기사와 네트워크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하지만 전역 후의 계획은 계획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21개월의 군 복무가 끝나 23살의 봄에 전역하자마자 약 2개월간의 교육을 받고 1개월간 몽골로 IT 교육 봉사활동을 떠났습니다. 돈을 좀 모아서 복학하겠다는 계획은 주변의 만류와 조언을 받아들여 취소했고, 몽골에 다녀와서는 2학년 2학기로 바로 엇복학하게 됩니다. 그리고 인생의 큰 전환점 중 하나인 교내 정보보안 동아리에 가입하게 됩니다.

(#3에서 계속...)

2019/03/25 - [내맘대로/끄적끄적] - 흔한 개발자가 두서 없이 쓰는 글 #3 (완)


프로필사진

Yowu (Yu Yongwoo)

그냥 지나가는 흔한 백엔드개발자423 느낌 입니다
우분투 데스크탑 개발 환경을 선호합니다
최근에는 vscode에 vim 모드 올려서 쓰고 있습니다
개발용 키보드는 역시 해피해킹 프로2 무각입니다
락 밴드에서 드럼을 꽤나 오래 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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