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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컴퓨터'라는 접한 것은 1995년 경북 안동. 집이자 쌀 가게였던 2층 큰 외삼촌의 MS-DOS 486 기종이었다. 화면에 나오는 까만색 바탕의 하얀색과 노란색 글씨의 영어는 알아볼 수도 없었지만 외삼촌이 실행시켜주는 도스용 '라이온 킹'이나 '페르시아의 왕자' 같은 게임에 푹 빠졌던 것 같다. 그리고 나서 2000년에 부모님과 떨어져살고 외동이라 심심해하는 날 위해 어머니가 100만원 짜리 삼보컴퓨터(현재 TG) 셀러론 기종을 구매해주셨고, 처음으로 그래픽 인터페이스 기반의 'Windows 98' 운영체제를 만나게 되었다. 아마 그 때부터 컴퓨터로 이것저것 해보는 것이 취미가 되지 않았나 싶다. 컴퓨터에 관심이 많은 것을 아셨는지 지금은 사라진 안동의 '한미 컴퓨터 학원'에 2001년에 등록을 했고, '인터넷'과 처음 만나게 되었다. 인터넷으로 게임도 많이 했지만 'Photoshop 7' 으로 그래픽 장난도 치고 '나모 웹에디터'로 당시에 즐기던 '록맨(메가맨)' 게임 팬 사이트도 만들어 서비스 하기도 했으나 무료 호스팅 업체의 먹튀로 어느날 갑자기 그대로 사라지기도 했다.
당시 집에는 작은 외삼촌 방에만 인터넷이 있어서 외삼촌이 외출했을 때만 몰래 사용하고는 했는데 어느날 불법 사이트에서 게임을 내려받다 외삼촌 컴퓨터가 바이러스로 고장이 났다.(지금 생각해보면 하드의 부트섹터를 날리는 바이러스였다.) 그 다음날 아침밥을 먹다말고 화가난 외삼촌에게 엄청나게 두드려 맞았던 기억이 1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선명하지만 그 결과 내 컴퓨터에도 인터넷이 들어오게 되었고 '어쩐지 저녁'과 같은 게임을 다운받기 위해 3.5 플로피 디스크를 수십장씩 들고 다닐 일을 없어졌다.
2004년 중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는 컴퓨터에 관심이 많었던 내가 한반에 1명씩 있는 '기자재' 담당, 즉 컴퓨터 담당을 중고등학교 내내 맡게 되었다. 당시 수많은 바이러스와 애드웨어가 판치던 시기였는데, 유독 우리반 컴퓨터만 상태가 괜찮다며 칭찬해주시던 선생님들이 기억에 선하다. 그 뒤로는 조립PC에도 관심을 가져 컴퓨터를 분해하거나 부속품을 추가하는 것을 취미로 하기도 했다.
2005년 초등학생 이후 관두었던 컴퓨터 학원에 다시 등록했을 때 처음으로 C 언어를 만나 간단한 프로그래밍을 하게되었으나, 학원 자체가 자격증을 위주로하던 학원이라 깊은 내용은 배울 기회가 없었다. 그러다 경기 불황과 컴퓨터 교육 관심 부재로 학원이 문을 닫고 2007년 새롭게 다닌 컴퓨터 학원에서 굉장히 뛰어나셨던 선생님 한 분을 만나 본격적인 프로그래밍 공부를 하게 되었다. 선생님의 도움으로 '아주대학교 영재 캠프'나 '정보 올림피아드 대회' 참가와 같은 귀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 학원은 현재도 운영되고 있어 가끔 들리지만 지금 아무리 생각해도 평생 그 선생님의 사고를 뛰어넘을 수 없을 것 같다.
2009년에는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 대학 진학을 준비했지만 하늘이 도왔달까. 이전까지 해왔던 컴퓨터와 관련된 활동들(대회 참가, 자격증, 캠프 참여) 덕분에 수능도 안보고 가톨릭대학교 컴퓨터정보공학부에 합격했다. 안동 촌놈이 얼떨결에 서울 생활을 하게 된 것이다. 이 때 대학 입학을 축하한다며 작은 고모부가 사주신 현금가 114만원의 'Dell Studio 1458' 노트북은 그대로 내 첫 노트북이 되고 말았다. 그 해 겨울 상경하여 전문적으로 조직된 IT 기술 학원에도 다녀보고 뒤통수도 맞아보고 참 다사다난 했던 서울 경험을 하다가 2011년 군 입대를 통신병으로 하게 되었다. 이 때는 네트워크 분야에 관심이 많아 Cisco사의 CCNA나 네트워크관리사 같은 자격증을 공부했고 덕분에 군 생활 중 '네트워크 관리사'와 '정보처리산업기사'를 취득하기도 했다.
2013년 제대 후 본격적으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게 되는데, 그 때 만났던 'Linux' 운영체제의 가능성과 탐구 영역은 10년 넘게 'Windows'만 사용하던 나에게 큰 충격이었고 덕분에 지금도 리눅스 계열 운영체제 푹 빠져있다. 현재는 '웹', '시스템',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래밍' 등 가리지 않고 공부 중이며(사실 시스템 분야를 열심히 한다.), 얼마전에는 경험 축적 및 용돈벌이 하고 싶은 몇 명이서 모여 창업동아리 'KYNY'를 만들었다. 장래에 하고 싶은 일은 '리눅스 개발자', '시스템 프로그래머' 이지만 글쎄? 사실 나도 내가 뭐가 될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언젠가 Windows 처럼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고 Android 처럼 확장성과 범용성이 뛰어나며 종속성에 얽매이지 않는 자체 운영체제를 만들고 싶은 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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